[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지난해 10월 부산시에 시범 도입됐던 다회용컵 '부산E컵'의 근황을 알아본 결과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지난해 10월 26일부터 일회용컵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컵 '부산E컵'을 카페 8곳에 시범 도입했다.
8곳에서 시작된 부산E컵 사용 카페는 현재 49곳으로 늘어난 상태다. 부산E컵을 제공하고 있는 그린업 오민경 대표는 "부산E컵이 도입된 카페는 49곳"이라며 "6월에 시행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에 맞춰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고 카페 수를 더 늘릴 예정이다. 해운대구와는 올해 안에 100개 카페에 도입하기로 협의했다"고 29일 뉴스펭귄에 말했다.
부산E컵은 카페에서 대여하고 반납하는 시스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E컵' 앱을 다운 받아 놓고, 음료 주문 시 QR코드를 찍으면 다회용컵을 이용할 수 있다.
반납을 할 때도 QR 코드를 찍고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대여 시 발생한 보증금 2000원은 반납 시 돌려받을 수 있으며 이용할 때마다 포인트도 적립된다.
'부산E컵'이 부산 카페 곳곳에 자리하게 된 이유는 일회용컵이 막대한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회용컵은 재활용률이 5% 미만이지만, 많은 곳에서 쓰이고 버려지고 있다. 국내 일회용컵 연간 사용량은 2018년 기준 25억 개로 추산되고 있다.
부산E컵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도 얻었다. 오민경 대표는 "부산E컵 도입으로 지난해 말까지 일회용컵 4104개가 사용되는 것을 막았고, 오늘(29일) 기준 8500여 개를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납률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오 대표는 "반납률은 98% 정도 된다. 처음에 이벤트에서 무료로 나눠줘서 회수가 되지 않은 컵을 합쳐도 95%다"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다회용컵 사용을 우려하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식당에서 쓰는 숟가락, 젓가락, 밥그릇 모두 다회용기다. 유독 커피를 담는 컵만 다회용기를 꺼리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부산E컵은 6단계 살균과정을 거치고 있고, 미생물 검사를 해봐도 일회용컵보다 세척된 다회용컵이 훨씬 깨끗하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반납된 E컵은 '초벌세척→초음파세척→고압세척·헹굼→기계건조→자외선
살균→LED살균배송함' 6단계를 거치게 된다.
그는 "뜨거운 음료를 담아주는 일회용 종이컵은 안쪽에 플라스틱 코팅이 돼 있다. 섭씨 60도가 넘어가면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부산E컵에 쓰인 소재는 젖병과 같은 소재로, 100도가 넘어가도 미세플라스틱이 나오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규제가 다회용컵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전했다. 오 대표는 "부산동래구청에서 일회용컵 반입이 금지되자 다회용컵 이용량이 3배 늘어났다"라며 "일회용이 사용하고 처리하기가 너무 편하기 때문에, 일회용 대신 다회용이 쓰이려면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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